(共感) 공감 은 문학과 철학 사회과학에서 어떨게 이해되고 적용되는가? -2009학년도 고려대학교 정시논술 문제 해제(상)

2009학년도 고려대의 정시 논술은 '공감(共感) 이라는 포괄적 주제를 문학과 철학 사회과학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 가를 중심으로 구성 각제시문들은 국지적 의무와 지구적 의무에서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도덕적 판단과 행위의 관계 공감의 범위,공감과 도덕적 실천의 관계등을 공감 이라는 대주제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래의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가.

기아에 시달리는 먼 나라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책임은 무엇인가? 이문제를 모든 인간은 동일하게 취급 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 고찰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나는 이런 시각을  강한 사해 동포주의로 보고 그에 대해 약한 사해동포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물론 약한 사해동포주의도 강한 사해동포주의처럼 하나의 도덕적 가치에 대한 주장이다. 약한 사해동포주의에서도 인간사의 옳고 그름은 민족과 지역에 상관없이  동일한 척도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다른 모든 조건이 일치한다면, 에티오피아 농부가 겪는 기아와 폴란드 농부가 겪는 기아는 똑같이 나쁘다는 도덕적 판단이 누구를 먼저 도와야 할지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이지 않다. 행위의 주체로서 나는 어느 한쪽을 먼저 도와야 하는 도덕적인 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안에 대한 도덕적 판단과 그 사람에 대한 도덕적 행위의 이유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그 간극을 잘보여주는 사례로 어린이 실종 사건을 들기로 한다. 실종된 어린이가 어느 집 자식이건 상관없이 그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은 그들과 실종된 어린이 사이의 친소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내 자식이 실종되었다면 나는 모든 시간과 공력을 들여 자식 찾기에 전념해야한다. 내게는 자식을 찾아야 할 강력하고도 절대적인 이유가 있다. 그 이유에는 본능적 욕망 이상의 도덕적 의미가 내포된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특수 관계 때문에 나는 자식을 찾아야 할 분명한 도덕적 이유를 갖는다.
실종된 어린이가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하여 그 어린이에 대한 내 도덕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자식에 대한 책임이 남의 집 자식에 대한 책임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하는 것은 온당하다. 어린이 실종 사건은 어떤 경우든 똑같이 나쁘다고 보는 도덕적 판단과, 실종된 어린이에 대한 친소 관계에 따라 발현되는 내 행동의 도덕적 이유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군의 의무들을 다른 일군의 의무들보다 엄격하게 우선시하자는 제안을  할 수도 있다.
국지적 의무와 지구적 의무가 갈등을 빚을 때마다 국지적 의무를 먼저 이행하고 나서 여력이 있다면 지구적 의무를 이행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제안은 논리적으로 그럴싸해 보여도 도덕적으로는 부적절하다. 이 제안에 따르면, 자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입증만 된다면 타국민에게 무제한적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용인될 수도 있기 떄문이다. 자국민에게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더라고, 의무를 실행 하기 위해 외국인을 살해 하면서까지 자국민에게 신체 장기를 이식시키는 행위가 용납될 수는 없다. 이 경우,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구적 의무가 자국민에 대해 가지는 의무에 우선한다.


그렇다고 지구적 의무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도 타당해 보이지 않는다. 세계어느 나라 사람이든 동일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을 우리는 선뜻 받아들일 수 없다. 독감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상황에서 백신 보유고가 충분치 못할 경우, 정부가 독감에 취약한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부당하지 않다. 정부는 연령이나 그 밖의 적절한 기준에 따라 독감 취약집단을 선정하고 외국인들보다 그집단에 백신을 우선 공급할 수 있다. 예방 접종 대상자로 선정된 자국민보다 외국인들이 독감에 더 취약할 뿐 아니라 그들이 소속된 국가로부터 백신을 공급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자명하더라고, 정부가 자국의 접종 대상자를 우선시하는 것은 여전히 타당해 보인다.

국지적 의무와 지구적 의무중 어느 한쪽 에 엄격하게 우선권을 부여하자는 제안이 적절치 못하다면, 그 다음 사안에 따라 양자를 저울질해 보자는 제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 어떤 의무에 대한 최종적 가치는 의무의 심각성 그리고 의무 대상과의 연관성이라는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매겨진다. 여기서 의무의 심각성은 사안의 내용에 따라 결정되고, 의무 대상과의 연관성은 의무와 관련된 사람들 사이의 친밀도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이 어떤 경우에는 신중한 도덕적 판단을 위한 모형을 제공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경우에 타당할 것 같지는 않다. 만약 누군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그가 처한 상황이 생명이 위태로울 만큼 절망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그를 돕는 의무를 저울질해 볼 수 있다.
우리는 가까운 사이끼리 강한 의무감을 지니지만, 소수의 동료와 압도적 다수의 외국인 사이에서 후자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수혜자의 규모에서 볼떄, 소수의 동료에 비해 다수의 외국에 대한 의무의 심각성이 현저히 크기 떄문이다. 그렇지만 의무 대상과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출경우,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소수의 자국민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다수의 외국인을 먼저 구제하자는 제안은 설득력을 잃을 것이다.
이상에서 살핀 대로 국지적 의무와 지구적 의무에 두루 통하는 도덕적 기준은 더 복잡한 구조로 구축되어야 할 것 같다. 양자중 어느 한쪽에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양자의 의무를 저울질하자는 제안이 그러한 도덕적 기준이 되기에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제안하는 약한 사해동포주의는 다음 두가지 주장을 그 내용으로 한다. 첫째,원칙적으로 동료 시민들에 대한 의무와 전체 인류에 대한 의무는 다르다. 동료 시민들에 대한 경우와는 달리 전체 인류에 대해서 우리는 복지와 고용 기회 등과 같은 사회적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할 의무가없다. 아울러 국가들 사이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구적 차원의 질서를 더 평등한 관계로 재편해야할 의무도 없다. 약한 사해동포조의도 강한 사해동포주의와 마찬가지로 기아에 시달리는 먼 나라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도덕적으로 판단하지만, 동료 시민들에 대한 의무와 인류 전체에 대한 의무가 동일하다고 보지 않는다. 둘째, 우리는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 하는데 필요한 최소 기준들을 지구적 차원에서 옹호해야 한다. 이경우 국지적 의무와 지구적 의물르 구별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조건들을 파괴했다면, 우리가 초래한 해악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상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아울러 우리가 초래하지 않았더라고 어떤 나라의 사람들이 인권과 같은 최소 기준의 결핍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 국제사회의 요청에따라 그 나라 사람들을 구제해야 할 의무도 우리에게 있다. 비록 동료 시민들의 대한 의무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인간적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논제를 펼쳐보세요.

by 뻘글 | 2009/04/14 00:14 | 공부 감상 | 트랙백(1) | 덧글(1)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